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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때 생각과 감정 따르지 말고 그냥 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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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금선사 작성일11-06-02 17:11 조회5,99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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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영적 지도자 린포체 내한
마하무드라 워크숍 열어
‘집중명상’ 사마타 소개
성불·환생 독특한 견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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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에서 남방불교인 위파사나 수행에 이어 티베트불교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2월 <티베트의 즐거운 지혜>의 저자인 욘게이 밍규르 린포체가 내한한 데 이어 이번엔 그의 형인 둡왕 촉니 린포체(47)가 방한했다. 지난 24일 서울 견지동 조계종 총무원청사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촉니 린포체의 ‘마하무드라 워크숍’엔 3만원의 입장료를 받았지만 300여명이 입추의 여지 없이 들어차 티베트불교에 대한 ‘숨은 열기’를 반영했다. 마하무드라란 ‘마음의 본성’ 또는 우주와의 합일을 뜻한다.

네팔에서 태어난 촉니 린포체는 티베트 최고의 성자인 밀라레파의 제자인 레충파의 화신으로 티베트불교 전통 속에서 인정받아 세계적으로 티베트 수행을 지도하는 영적 지도자다.

촉니 린포체가 전하는 명상 비법은 그 무엇보다 쉬웠다. 그는 ‘사마타(집중명상)의 경지’에 대해 “생각이나 감정이 없는 게 아니다”라며 생각이나 감정이 일어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라는 것부터 강조했다.

“생각이나 감정이 오는 것은 문제가 없다. 따라가지만 않으면 된다. 생각과 감정은 내 마음으로 들어올 권리가 있다. 내 마음은 생각과 감정을 따라가지 않을 권리가 있다. 생각과 감정을 오게 두고, 또 가게 놔두라. 따라다니지만 마라. 이게 사마타 수행의 전부다.”

그는 “우리 마음에 생각과 감정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그러나 따라다니지 않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주 추악한 손님(생각과 감정)이 오더라도 막지 말고, 복근이 멋진 손님이 오더라도 붙잡지 말라. (내 마음속에) 저장 버튼을 누르지 마라. 움켜잡는 순간 번뇌와 고통이 생기는 것이다.”

촉니 린포체가 분노 등 부정적인 감정들과 친구가 되기보다는 쫓아내기에 급급한 수행자나 명상가들에 대해 지적한 것도 흥미로웠다. 그는 “중생이 해탈하지 못하는 것은 명상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기(남자수행자)와 요기니(여성수행자)가 해탈을 못하는 것은 명상을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촉니 린포체는 마하무드라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제시했다. 그는 ‘마음의 본성’이 지닌 특성에 대해 △공성(비어 있음) △명료함(맑음) △앎 등 세가지이며, “이들이 통합된 것이 깨달음”이라고 밝혔다. 그는 깨달음을 얻으면 “자아로부터 자유롭고 초월하여 이분법적인 집착이 없고, 화와 분노가 없으며, 질투와 자만이 없고, 시간이 없는 상태에 들어가며, 생과 사가 없고, 꾸밈이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공성(비어 있음)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있는데 다만 모르고 있을 뿐이다. 움켜쥔 손을 ‘툭’ 떨어뜨리면서 ‘휴’ 하는 순간 공성을 깨달을 수 있다.” 그는 “그러나 공성에 대한 깨달음은 성불(부처가 됨)로 가는 고속도로에 들어선 것이지만, 그 자체가 성불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견성(깨달음) 즉 성불’이라는 선불교와는 다른 논리인 셈이다.

그는 티베트불교의 환생에 대해서도 독특한 견해를 펼쳤다. 그는 “성불하면 윤회는 그치게 되지만 서원에 의해 다시 ‘부처의 화신’으로 돌아온다”며 “환생할 때마다 이름이나 모습이 달라지고, 어떤 때는 불교도가 아닌 사람으로 태어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촉니 린포체는 25일 한국을 떠났으며, 역시 티베트불교의 영적지도자인 캄툴 린포체가 오는 26일 춘천 봉덕사에 관세음보살 관정의식을 이끌고 이어 28~29일 경기도 양평 미소사, 6월2일 오후 3시 서울 동국대 중강당에서 각각 관정의식 및 법문을 펼친다.

글·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전문은 휴심정(we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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